미국의 한 평범한 40대 여성이 제대로 익히지 않은 새우를 먹었다가 치명적인 세균에 감염되어 신체 일부를 잃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세 자녀의 어머니인 레이시 페퍼는 가족 여행 중 갑작스러운 다리 통증과 구토 증세를 겪으며 생사의 기로에 섰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나 독감으로 여겼던 증상은 하룻밤 사이에 고열과 오한을 동반한 전신 쇠약으로 번졌고, 왼쪽 다리 전체가 붉은 물집과 반점으로 뒤덮이는 참혹한 상태로 변했다. 이는 피부와 근육을 순식간에 썩게 만드는 이른바 '살 파먹는 세균'의 습격이었다.응급실로 이송된 페퍼에게 내려진 진단은 괴사성 근막염이었다. 이 질환은 주로 상처 부위를 통해 세균이 침투하며 발생하지만, 페퍼의 경우 몸에 어떠한 외상도 없었다는 점이 의료진을 당혹게 했다. 정밀 조사 결과 감염의 원인은 며칠 전 섭취한 덜 익은 새우로 지목되었다. 오염된 해산물 속에 잠복해 있던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소화 기관을 거쳐 혈류로 침투해 다리 조직을 파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건강했던 그녀였기에 해산물 한 조각이 가져온 결과는 더욱 믿기 힘든 현실이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병원균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평균 사망률은 20%에 달하며,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가 패혈증으로 진행될 경우 그 위험은 70%까지 치솟는다. 주로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발생하지만, 전체 사례의 20%가량은 페퍼처럼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덜 익혀 먹었을 때 나타난다. 일단 감염이 시작되면 세균이 근막을 따라 급속도로 퍼지며 조직을 괴사시키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을 보장하기 어렵다.
페퍼는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피부를 재건하기 위해 두 달 동안 무려 17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견뎌야 했다. 의료진의 사투 끝에 목숨은 건졌으나,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의 다리에는 지울 수 없는 흉터와 영구적인 장애가 남았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걷지 못하고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이동이 가능한 처지가 된 것이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평온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진 그녀의 사례는 해산물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건당국은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 비브리오균의 활동이 더욱 왕성해진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해산물은 반드시 85도 이상의 고온에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조리 과정에서 사용한 도구는 철저히 소독해 교차 오염을 막아야 한다. 특히 간 질환자나 당뇨병 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치명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으므로 날것의 해산물 섭취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피부에 작은 상처라도 있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현재 페퍼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대중에게 신속한 병원 방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피부에 이상 반점이 생기거나 원인 모를 통증이 느껴질 때 지체하지 않고 전문가를 찾는 것이 신체 절단이나 사망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는 조언이다. 그녀의 사연은 전 세계로 확산되며 여름철 먹거리 안전에 대한 새로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비극적인 사고를 겪은 페퍼는 오늘도 지팡이를 짚고 재활에 매진하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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