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으며 워싱턴 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주제는 다름 아닌 '외계인'이다. 전·현직 대통령이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마치 SF 영화 같은 상황이 현실 정치판에서 벌어진 것이다.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났다. 외계인 증거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그들이 진짜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화살은 곧바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그는 기밀을 누설했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됐다. 아주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오바마의 발언 중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기밀에 해당하는지는 밝히지 않아 궁금증만 증폭시켰다. 이는 트럼프 특유의 '치고 빠지기'식 화법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면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 14일 공개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팟캐스트 인터뷰였다. 당시 그는 외계인 존재 여부를 묻는 말에 "그들은 존재한다"라고 답해 청취자들을 놀라게 했다. 비록 뒤이어 "51구역에 외계인을 숨겨놓거나 거대 지하 시설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음모론을 일축했지만, '존재한다'는 단정적인 표현이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파장이 커지자 오바마는 다음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그는 "우주는 광대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항성 간 거리가 멀어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했을 가능성은 작고, 재임 기간 접촉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즉, 과학적·통계적 견해를 밝힌 것이지 국가 기밀인 '외계인 접촉 사실'을 폭로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번 설전은 미국 사회의 영원한 떡밥인 '51구역(Area 51)'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네바다주 사막에 위치한 이 비밀 공군 기지는 수십 년간 외계인 연구 시설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오바마는 이를 부인했지만, 트럼프가 "기밀 누설"이라고 받아치면서 대중들은 "정말 무언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 것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트럼프의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공세인지, 아니면 실제 기밀 사항을 암시한 것인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외계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전·현직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정치적 담론의 장으로 끌려나왔다는 점이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두 대통령의 말싸움은 지구촌 호사가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얘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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