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과 정신 건강이 노년기 신체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수면 시간이 부족하거나 우울감을 느끼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낙상을 경험할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 중요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노인 낙상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생활 습관 및 정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된 예방 가능한 문제임을 시사한다.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 시간은 노인 낙상 경험률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3차례에 걸쳐 수집된 19만 7천여 명의 노인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수면 부족' 그룹은 한 번 이상 낙상을 경험한 비율이 13.4%, 두 번 이상 넘어진 다회 낙상 경험률은 7.5%에 달했다. 반면, 6~8시간의 적정 수면을 취한 그룹은 1회 낙상 경험률 10.4%, 다회 낙상 경험률 4.9%로, 수면 부족 그룹에 비해 각각 3%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충분한 수면이 집중력과 신체 균형 능력을 저하시켜 낙상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인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정신 건강 상태 역시 낙상 위험도와 매우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최근 2주 이상 연속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한 그룹의 경우, 1회 낙상 경험 비율이 16.0%에 달했으며, 특히 다회 낙상 경험률은 13.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울감을 경험하지 않은 그룹(1회 낙상 10.9%, 다회 낙상 5.1%)과 비교했을 때, 다회 낙상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은 충격적인 결과다. 또한,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응답한 그룹 역시 1회 낙상 15.5%, 다회 낙상 14.9%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우울감과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할수록 낙상 비율이 비례하여 높아지는 경향까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노인 낙상 예방을 위한 통합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낙상은 노년기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심각한 부상이나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원인인 만큼, 국가적인 차원의 예방 관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낙상 경험 자체가 다시 노인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우울감을 증폭시켜 또 다른 낙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따라서 노인들의 신체 활동을 장려하는 동시에, 충분한 수면과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사회적 지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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