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들의 도시』는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였던 주인공이 치명적인 사고를 겪고, 어린 시절 발레를 처음 접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도시에서 그는 과거의 꿈과 상처, 그리고 새로운 자아를 마주한다. 김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예술가와 예술 사이의 관계, 그리고 순수 예술을 고수하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발레를 소재로 삼은 데에는 작가 개인의 경험도 깊게 작용했다. 9살 때부터 발레를 배웠던 그는 “발레리나는 되지 못했지만, 내 감수성과 본성은 언제나 무대 위의 예술가와 닮아 있었다”고 말했다. 첫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 이미 차기작으로 발레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를 무대로 한 작품을 발표한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김 작가는 예술과 정치의 구분을 명확히 했다. 그는 “러시아 문화는 오래도록 나의 열정의 대상이었고, 이번 소설은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상황은 예술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며 “검열은 어느 방향에서든 민주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미국의 한 작가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출간을 포기한 사례를 언급하며, 예술의 자유를 향한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예술은 국경을 넘고, 인간의 공통된 감각을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말처럼,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정치적 경계를 넘어선 예술의 보편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밤새들의 도시』의 한국어 번역본에도 김 작가의 손길이 깊이 닿아 있다. 유창한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그는 한국어의 섬세한 표현력에 주목하며, 작품 속에서 불꽃이 ‘훨훨’ 타오른다는 표현을 직접 삽입했다고 전했다. 이 단어 하나에 춤과 새, 불이라는 세 가지 상징이 모두 녹아 있다며, 그것이 곧 작품의 핵심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영어로 글을 쓰지만 자신을 ‘한국 작가’라고 정의한 그는 “미국 문학계에서는 내게 영감을 주는 롤모델을 찾기 어려웠지만, 한국의 시인과 소설가, 지성인들에게서는 그런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인 김지하의 생애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 시대의 문인들은 자신의 믿음 하나로 투옥되기까지 했는데, 나는 지금 이 위기의 시대에 그저 소설을 쓰고 책 홍보를 해도 되는 걸까 하는 자문을 자주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예술이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는 “진정한 예술은 아름다움을 혼자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욕망에서 출발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불안정한 시대에 예술은 더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혜는 오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 무대에 올라 독자들과 직접 만난다. ‘우리가 끝끝내 예술을 붙잡는 이유’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그는 소설에 담긴 고민과 철학, 그리고 예술의 의미를 독자들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작품을 넘어선 작가의 성찰과 목소리는 예술의 본질을 묻는 오늘날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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