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마트폰이 '독'이 되는 나이가 있다... 절대 12세 이전 아이에게 주면 안 되는 이유

baroissue.com입력 2025.12.02. 오후 02:03 보내기
 12세라는 이른 나이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갖게 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우울증, 비만, 수면 부족을 겪을 위험이 현저히 높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란 바질레이 박사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최근 미국 의학저널 '소아과학'(Pediatric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집된 9세에서 16세 사이의 미국 청소년 1만여 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12세 때 스마트폰을 소유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1.3배, 비만이 될 위험이 1.4배, 그리고 수면 부족을 겪을 위험은 1.6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을 처음 손에 쥐는 나이가 어릴수록 그 위험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처음 받은 나이가 한 살씩 어려질수록 정신적, 신체적 건강 문제에 직면할 위험이 무려 10%씩 증가했다. 이는 단순히 특정 나이대의 문제가 아니라, 조기 노출 자체가 아이들의 건강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12세 때는 스마트폰이 없었지만 13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아이들의 경우에도, 1년 사이에 정신 건강 상태가 더 나빠지고 수면의 질 또한 저하되는 현상이 발견되어 스마트폰의 유해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물론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스마트폰을 무조건적인 '악'으로 규정하거나,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부모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구를 이끈 바질레이 박사는 "스마트폰이 모든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결과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자녀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부모가 사려 깊게 고려할 것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10월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61%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고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의 조기 보급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기 전, 부모가 반드시 숙지하고 실행해야 할 구체적인 권장 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스마트폰을 건네기 전에 가족 간의 명확한 사용 규칙을 담은 '계약서'를 작성할 것. 둘째, 수면 시간, 식사 시간, 숙제 시간 중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정할 것. 셋째, 자녀의 개인정보 보호 및 유해 콘텐츠 차단 설정을 부모가 직접 조정하고,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함께 논의할 것을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바질레이 박사 자신도 큰 두 자녀는 12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사주었지만, 현재 9살인 막내아들에게는 "아직 사줄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신중한 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에디터스 초이스